판타지 소설

Fantasy novel, Fantasy fiction

Contents

1 정의와 설명
2 국내의 창작 판타지 소설
2.1 1세대, PC통신 연재에서 출판으로
2.2 2세대, 인터넷으로
2.3 3세대, 대여점 정착
2.4 4세대, 경소설화와 공모전
3 관련 사이트
4 관련 항목

1 정의와 설명

공상, 마술, 상징 등을 주소재로 삼는 일련의 소설군. 자연과학을 소재로 하는 과학 소설과는 소재 선택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두 장르 모두 소재적으로 비현실적인 점은 동일하다. 그로 인해 판타지 소설과 과학 소설에 대해 소재적으로 정의하는 경우 많은 애매함이 있다.

한편 『판타지=환상』이라는 단어적 의미에만 집착하여 판타지 소설 팬덤 쪽에서 과학소설(SF)를 사이언스 판타지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으나 삽질이라고 보는게 옳다.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역사적, 문학적으로 근, 현대적 판타지 소설은 과학 소설에 많은 빚을 지고 있으므로 과학소설의 하나의 분파로 보는 시각 역시 반박할 수 없다. 결국 정확한 분류는 사변소설의 일종이다.

순문학에서는 작품에 조금이라도 판타지적 요소(말을 할 수 없는게 말을 한다던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들어간 작품을 판타지라고도 한다. 물론 일반적인 관념의 판타지와는 심각한 차이가 있으며, 간단히 환상소설로 구분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박민규의 《지구영웅전설》, 일단은 환상소설로 구분되는 김영하의 《엘리베이터에 끼인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등이 있다.

이외에도 외국의 판타지 문학에서 유명한 아르헨티나 판타지 문학이 있는데, 이 경우는 통상의 판타지 문학보다는 위에서 말하는 환상소설에 가깝다. 마술적 사실주의에 입각한, 사람 골 아프게 만드는 환상소설로써 판타지 소설만 읽다가 읽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사실 장르 소설의 팬덤은 자연발생적인 것으로 어떤 소설이 소재적으로 자연과학을 썼다거나 마술을 썼다고 단순히 정의하는 것은 현실과는 맞지 않다. 실제 장르의 팬덤이 특정 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판타지 소설 팬덤이 판타지 소설으로 소비하면 판타지 소설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판타지 팬덤이 어떤 요소를 판타지 소설로서 받아들이고 즐거움을 느끼며 향유하는가에 대한 정리일 것이다.

판타지 팬덤이 판타지 소설을 어떤식으로 향유해 왔느냐에 대해 살펴보자면 그 초창기에는 주된 소재인 마술, 공상, 심상 등은 근대문학의 리얼리즘에 대한 안티테제로 썼었다. 하지만 장르가 진행되면서 이런 리얼리즘의 안티테제가 아닌 다른 방향의 판타지 소설 또한 생겨났다. 소재적인 마술, 신화, 공상 등을 사용하여 신화의 재구축을 시도하는 것이 또 다른 하나의 방향이다. 이런 경향이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났고 이후 많은 뒷 세대에 많은 영향을 준 소설이 바로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다. 《반지의 제왕》은 자체적으로 영국 신화의 창조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신화의 재구축은 현실의 재구성과 맞닿아 있고 사색의 깊이를 더해주는 경향이 있어 일부 진지하고자 하는 판타지 팬덤들의 호응을 얻었다.

판타지 소설의 두 경향인 리얼리즘안티테제와 신화의 재구축은 두 방향 모두 현재까지 공존해 왔으며 어느 쪽이 우월하고 어느 쪽이 열등하다고 말할 것이 못된다. 일부 된장스런 판타지 팬덤 중에 리얼리즘안티테제의 방향으로 판타지 소설을 현실 도피로 비난하기도 하나 현실도피 그 자체가 딱히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비현실적인 소재를 통하여 에피퍼니와 아우라에 대한 강화에 기여하여 상상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이 나쁜가. 리얼리즘의 안티테제라는 요소는 초현실에 대한 숭배와 경이감을 통해 현실에서 막혀있던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준다. 신화의 재구축을 보여주는 방향은 그 엄밀함을 통해 현실을 재구축하고 지금 살고 있는 현재에 대해 사색하게 해준다. 이런 두 개의 방향은 모두 what if로 대변되는 사변(speculative)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도 하다.

혹자는 이렇게 신화창조나,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소설을 하이 판타지라 하며, 현실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폭력, 섹스, 입체적 인물구성등을 중심으로 하는 소설을 로우 판타지라고도 지칭한다. 물론 이것은 기준의 의미지, 어느 것이 더 낫고 못 낫다는 게 아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환상적 서사와 현실적 서사의 차이점은 전자의 경우 그 세계가 현실적인 세계와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2 국내의 창작 판타지 소설

2.1 1세대, PC통신 연재에서 출판으로

대한민국의 창작 판타지 팬덤은 90년대에 VT 통신망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팬덤의 형성 과정은 크게 두 시기로 가를 수 있다. 90년대 중반 초창기의 상업적 형성과정과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자생적인 무협소설MMORPG에 영향을 많이 받은 시기다.

90년대 중반의 초창기 한국 판타지 팬덤의 탄생 배경은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나 《소드 월드 RPG》 같은 TRPG 문화, 《슬레이어즈》, 《로도스도 전기》 같은 일본오타쿠 문화, 《울티마》, 《위저드리》, 《드래곤 퀘스트》 같은 게임을 통한 판타지 문화의 수용, 《반지의 제왕》등 영미 문학의 제한적인 영향이 섞여 있다.

TRPG는 당시 청소년들이 즐겨보던 게임 잡지(대표적으로 게임 매거진) 등을 통하여 소개되었으며, PC통신을 통해 취미생활로 즐기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일본, 영미의 판타지 소설은 번역을 통해 소수나마 출판되었으며, 《슬레이어즈》등의 애니메이션은 TV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또한 비디오 게임과 PC게임을 통해 판타지 세계관을 접하기도 했다.

이것은 초창기에 나왔던 이영도, 홍정훈, 이경영 등의 판타지 소설들을 읽어 보면 현저하게 느껴진다. 이 시기에는 한국 판타지는 독창적인 판타지라기 보다는 주로 외국 판타지를 모방한 습작’이며, 일종의 ‘팬픽션’과도 같았다. 실력 있는 작가들은 이미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모방과 습작에 그치고 있었다.

2.2 2세대, 인터넷으로

PC통신을 통한 취미 활동에 머물던 판타지 소설은 《퇴마록》이 통신 연재 소설의 상업성을 증명한 것을 계기로, 여러 출판사에서 통신 연재 소설을 출판하는 것을 재고하고 있을 때, 《드래곤 라자》가 출판되고 굉장한 판매고를 올리면서 그 상업성을 증명하게 되었다. 또 도서대여점에 대량으로 공급되어 자생적인 팬덤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또한 이미 한국에서 대중소설 장르로서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던 '무협소설'의 영향을 받게 된다. 《묵향》과 《비뢰도》의 히트가 그것이다. 《묵향》은 판타지 소설과 무협 소설의 퓨전을 보여주었고 《비뢰도》는 무협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상업적으로 판타지 팬덤까지 아우르면서 무협 소설적인 요소가 한국 창작 판타지 팬덤에 스며들기 쉽게 했다.

연재 환경 면에서도 크게 변동을 겪었다. PC통신이 황혼기를 맞으면서 판타지 소설이 연재되는 공간은 별개의 인터넷 웹 사이트로 진출하였으며, 라니안, 삼룡넷 등의 중간 규모의 팬클럽 사이트가 중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팬 사이트의 영역을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이트들은 점차 몰락하고 작가 팬클럽이 중심이 된 팬커그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인터넷 소설 사이트의 중심축은 조아라, 문피아와 같은 기업적인 초대형 사이트들이 차지하게 된다.

2.3 3세대, 대여점 정착

3세대 이후의 한국 판타지 소설은 초창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상업적으로 판타지 소설들은 주로 대여점에서 소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학적으로 초창기 외국 판타지의 영향은 설정과 배경으로 그 영역이 줄어들었다. 영미권이나 일본의 판타지 장르는 더 이상 한국 판타지 소설에는 많은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되었는데, 본래 '오타쿠' 지향이던 초기 판타지 팬덤에서 벗어나 대중화 되면서 팬덤의 정서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설정 면에서는 묵향 등 몇몇 소설의 자기복제가 반복되면서, 새로운 풍조는 거의 유입되지 않고 있다. 또한 판타지 소설의 주된 정서는 무협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한국 무협의 사생아라 해도 좋을 정도로 닮았다.

대여점 정착전에는 판타지와 무협은 명확한 구분이 있었지만 정착 후 퓨젼소설이 유행하면서 무협요소를 상당부분 받아들였다.

또한 리니지를 비롯한 MMORPG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적 사이버 펑크게임 판타지 소설 역시 판타지 팬덤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판타지 소설의 이런 변화는 장르의 자연스런 변화로서 단순히 욕하거나 거부하며 눈을 가릴 것만은 아니다. 그저 하나의 현상일 뿐….

하지만 경제적으로 보자면 300쪽짜리 판타지 소설 한권을 8천원에 팔아치우는 악덕 상술의 출판사와 대여점책과 스캔본만 보는 독자, 그리고 단순히 틀에 박힌 판타지 소설을 쓰는 작가 등으로 인해 점점 침몰하고 있다.

사실 300쪽도 말이 좋아 300쪽이지, 문장이 문단이 되는 경우(=강제개행)가 비일비재해서 내용의 부족함이 더더욱 심하다. 1세대와 3세대의 분량차이를 비교하면 대략 2/3. 가격은 1/4가량 상승. 뭐야 이거 무서워

내용적인 면에서는, 애초에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과 신인 작가들은 판타지 연재 사이트 등에서 자기가 보던 물건의 확대 재생산을 습작처럼 연재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평소에 찍혀나오는 책들이 취향에 맞는 독자들이 그걸 환호하며, 어차피 내용을 완벽하게 무시하는 출판사는 그냥 돈이나 벌려고 찍어낸다.[1] 그렇게 한번 출판이 되면, 그 작가들은 당당한 출판 작가가 되어서 출판을 준비하면서 보다 팔릴만한 내용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게 대여점을 통해서 팔리면 재탕이고, 안 팔리면 그걸로 끝.
내부적인 완성도와 외부적 경제 요건이 이렇게 완벽하게 맞아서 돌아가니 당연히 그 나물에 그 밥이 될 수 밖에 없다. 그 구성요소인 출판사나 작가나 독자나 전부 막장.[2]

출판사 방식도 기존 무협 소설의 대본소 중심 체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시장성이 있는 극소수 유명작가 작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설은 대여점에 유통시킬 분량만 소량 찍는다. 가격은 어찌되든 어차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니 분위기 봐서 정하며, 그나마도 비싼 편이다. 어쨌든 대여점에 들어가는 분량만큼은 팔리는 게 보장되어 있으니 실제 시장성은 차치하고 조회수가 높으면 그냥 출판한다. 인터넷 작가들의 역량이 부족한데다가 출판사에서도 제대로 읽지 않고 적당히 편집하고 적당히 교정을 보기 때문에 비문, 오타, 틀린 맞춤법이 난무한다. 출판의 특징이라면, 완결이 나지 않아도 작가가 적당히 부지런하고 어느정도 조회수가 나와주는 작품을 출간하기 때문에 작가가 연중하면 그대로 묻혀버리고, 대여점에서 안 나간다고 반품을 해버리면 뒷권을 내지 않거나 한다. 더구나 출판사와 작가가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애초에 판타지 소설의 거품이 심할 때는 돈 좀 벌어보겠다고 잠시 등장했다가 무너지는 출판사도 많아서 출판되던 책들이 한 방에 나가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실제로도 수많은 소설 중에서 제대로(가 아니더라도 아무튼) 완결을 낸 작품은 많지 않다.

그래도 다들 ㅂㅅ는 아니어서 시장이 막장화되자 타개책을 찾기 시작했는데..........

작가 : 독자들이 책을 사면 작가들에게 돈이 들어오므로 품질이 올라갑니다.
독자 : 쓰레기같은 책을 안내고 고품질 책을 내면 삽니다.

닭과 달걀논쟁의 재판이었다.

물론 둘다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쓰레기책을 판타지 소설의 미래를 위해 사줄 천사같은 독자는 없고 고착화된 시장에서 고품질 책을 쓰는 글쟁이도 없다. 한마디로 시장이 악순환에 들어가서 도저히 개선의 여지가 없어진 상태.

앞서 말하자면, 엔하위키에 등재된 판타지, 무협 소설들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상당히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으며 장점보다는 단점을 중심으로 소개된다. 때문에 엔하위키만을 읽고 특정 작품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자.

2.4 4세대, 경소설화와 공모전

판타지 업계가 전체적으로 침체에 빠지고 부진의 늪에 허덕이자 대원을 비롯한 출판사들은 일본의 포켓판 소설의 부류인 라이트 노벨들을 수입하여 번역 출간하고, 대여점에 공급을 엄격하게 끊고 감시해 직접적인 수입을 노렸다. 기존의 청소년들을 주 대상으로 하던 시장에서 청소년~청년 오타쿠계층에 더 주력하는 일본의 판타지 출판 업계를 벤치마킹한 것인데, 이것은 실제로 상업적으로 성공하여 각 출판사들은 경쟁적으로 일본 소설을 번역 출간하는 한편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발굴되는 신진 판타지 소설들 역시 판형을 라이트 노벨과 같게 축소하여 원가를 절감시켰다. 또한 소설 모집에 있어서 공개 공모를 이벤트화 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으며, 기존 판타지 소설들의 라이트 노벨과의 혼입으로 인한 경계가 희미해지는 현상은 현 판타지 출판계의 특징이다.

3 관련 사이트

----
[1] 순수문학하겠다는 출판사 사장이 그에 충당할 돈 벌려고 판타지 찍었다고 당당히 말했다는 전설도 돌고있을 정도. 판타지 소설에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듯하다.
[2] 가장 큰 막장은 출판사라고 볼 수는 있다. 돈 벌겠다고 생각없이 글 쓴 물건들은 덜렁 계약해서 출판 작가를 양산해버리니 말이다. 양판소에서 흔하게 언급되는 시점의 오류나 오타 같은 건 출판사의 교정 과정에서 잡을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하지만 애초에 그냥 돈이나 벌겠다고 시작했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할 말 없다. 뭐 나머지 두 요소들의 죄 역시 부정할 수 없지만, 출판물이라는 매체상 욕을 더 먹기는 해야 할 것이다.
cc by-nc-sa 2.0 kr
엔하위키 미러는 엔하위키의 컨텐츠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사이트입니다. (자세히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