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아호 ¶
본 이름이나 자(字) 외에 편하게 부를 수 있도록 지은 이름으로 현대로 치자면 일종의 별명. 별명과의 차이점은 자기 자신도 스스로 칭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그 특성으로 미루어 생각하면 현대 인터넷 상의 닉네임과 유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중국 당[1] 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곧 한국에도 전파되었다.
본디 본명을 불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를 사용했으나 자 또한 손윗사람이 지어주는 것이 풍조가 되면서 자도 직접 불리지 않게 된다. 그러면서 또 다른 이름으로 호가 사용되기 시작하며 자와의 차이점은 자는 성년 이후 한번 정하면 바뀌지 않으나 호는 별명답게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호가 많기로 유명한 사람으로는 서예로 유명한 김정희(추사, 완당, 예당, 시암, 선객, 불노, 방외도인 등 수백가지에 이른다).
호는 어디까지나 사적인 이름이므로 가까운 사람, 동년배 같은 사석에서 주로 사용되며 공적인 자리, 손윗사람 부모 등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는 절대로 사용되지 않는다. 이것은 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애초에 용도가 같다.
호가 범용으로 쓰이게 되면서 자의 사용처가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에[2] 아무리 유명인이더라도 자는 낯선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이이(호:율곡 자:숙헌), 송시열(호:우암, 자:영보), 정철(호:송강, 자:계함), 한용운(호:만해, 자:정옥) 등만 봐도 호는 익숙하지만 자는 확실히 낯설다.
자는 때때로 성과 함께 칭하지만 호를 칭할 때는 성, 명은 쓰지 않고 호만으로 칭하는 것이 옳다. 이율곡이나 이퇴계 등등으로 칭하는 것이 왠지 익숙하지만 이것은 수호지에서 송급시우, 양청면수라고 부르는 거나 다름없다. 굳이 성명을 붙여주고 싶다면 율곡 이이나 퇴계 이황처럼 호가 지칭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확실히 지정해 주기 위해 쓸 수도 있다. 만취당처럼 호까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말하면 누구인지 모르니.[3]
현대시인 중에는 이름보다 호가 훨씬 더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박목월은 목월 박영종, 김소월은 소월 김정식, 조지훈은 지훈 조동탁, 이육사는 육사 이원록, 김영랑은 영랑 김윤식등. 한석봉도 석봉 한호이다.